시상을 생각하며/고운 시

하얀 눈 위로 그렸던 안녕이란 두 글자 / 이민숙

바닷가의 추억 2008. 12. 10. 14:59
 

      하얀 눈 위로 그렸던 안녕이란 두 글자...詩 이민숙 그대가 밟고 간 발 뒤꿈치에 채였을 눈은 어디쯤에 머물러 있을까 그대 머리 위에 머물렀을 하얀 눈은 눈 속 깊은 눈물로 아롱지며 한 방울 두 방울 녹아내립니다 밤새 하늘에서 백설같이 뿌려진 눈은 벌써 녹아서 거리를 적시는데 그대가 남기고 간 발자국은 지워지지 않고 가슴에 쌓인 눈밭에는 터질듯한 하얀 눈꽃만 슬프게 내립니다 그대는 눈부신 흰 꽃에 서글픔과 소리 없이 남기고 사라졌고 하얀 눈 위로 마지막 그대 흔적이 묻힐 때 은하수 반짝이는 별 위로 하얀 입김 불어 뜨거운 눈물로 안녕이란 말을 대신했습니다 그렇게 이별은 소리 없이 다가와 소리 없이 가 버렸습니다 "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천년이 흐른다 하여도" 시집 수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