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상을 생각하며/감동 시

가을 바람부는 날 / 윤인환

바닷가의 추억 2008. 11. 11. 18:27
 













가을 바람부는 날 
윤인환 
추적이던 가을비 그치고
철없던 추억인듯 
낙엽들 떼구르르 뒹구는 날
휭한 쓸쓸함을 견딜 수 없어 
안부의 문자를 띄우고 전화를 해도
떨리는 건 내 손끝 뿐
당신은 묵묵부답이더이다
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나요?
질긴 삶의 벼랑끝에서
나처럼 찬 바람과 맞서고 계신가요?
아니면 사각벽에 갇혀 곤한 잠이라도 청하고 계신건가요?
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
고혹한 물매화 꽃잎인듯 긴 여행이라도 떠난건가요?
오늘처럼
포도를 쓸고가는 성성한 바람 부는 날
감잎의 떨림으로 
몸부림을 쳐 봅니다
촉촉한 대지에 선을 그어 봅니다
잊혀질 수 없는 당신을 그립니다
푸른 허공끝 하얀 구름으로 피어오르는 당신 
당신을 불러봅니다
아!
울담의 모과는 이 밤도 농 익어 가는데
당신은 지금
어느 하늘 아래 있는건가요?
시방,
내가 밟고 서 있는 이땅에
있기나 하신건가요?